여행이 끝난 자리에 남는 것

돌아왔는데 아직 거기 있는 것 같았다

여행에서 돌아오면 꼭 한 번씩 겪는 일이 있습니다. 짐을 풀고 냉장고를 여는 순간, 며칠 전까지 먹던 그 음식 생각이 납니다. 골목 안쪽 작은 가게의 쌀국수였을 수도 있고, 시장 한켠에서 줄 서서 먹은 샌드위치였을 수도 있습니다. 비슷한 걸 찾아봐도 어딘가 다릅니다. 어느 날 그냥 직접 만들어봤습니다. 엉성했지만 냄새가 올라오는 순간 그날 그 골목이 떠올랐습니다. Travel Kitchen은 그날 이후로 시작됐습니다.

여행지 음식을 집에서 따라 만드는 건 무모한 일입니다. 재료도 다르고 도구도 다릅니다. 그런데 그게 꼭 나쁜 건 아닙니다. 똑같이 만들려는 게 아니라 그 감각에 가까워지려는 거니까요. 완벽한 레시피보다 처음 입에 들어왔을 때의 느낌을 좇습니다. 구하기 어려운 재료는 바꾸고, 복잡한 과정은 집에서 할 수 있게 풀어냅니다.

앞으로 다녀온 곳들, 먹었던 것들, 집에서 해본 것들을 하나씩 꺼내놓을 생각입니다. 잘 된 것도 있고 실패한 것도 있습니다. 그것도 같이 올릴 생각입니다. 여행을 자주 가지 않아도, 요리를 잘 하지 않아도 괜찮습니다. 그 음식이 그리운 사람이라면 누구든 같이 만들어볼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