람프레도토 파니노 레시피, 피렌체 골목의 맛

피렌체에 도착한 날 점심을 제대로 못 먹었습니다. 짐을 맡기고 걷다 보니 어느새 골목 안쪽이었고, 작은 간판 하나가 눈에 들어왔습니다. 줄이 길었습니다. 메뉴판도 없었습니다. 앞사람이 받은 걸 보고 그냥 같은 걸로 달라고 했습니다.

** 람프레도토 파니노(Lampredotto Panino) ** 였습니다.

처음엔 뭔지 몰랐습니다. 한 입 베어 물었을 때 기름기와 향신료가 한꺼번에 올라왔고, 빵은 그 육수를 잔뜩 머금은 상태였습니다. 맛있다는 생각보다 낯설다는 생각이 먼저였습니다. 그런데 다 먹고 나서 또 생각났습니다.

람프레도토 파니노는 무엇인가

람프레도토(Lampredotto)는 소의 네 번째 위를 삶은 것입니다. 피렌체 길거리 음식의 오래된 형태로, 노점상 트리파이오(Trippiao)가 오래전부터 팔아온 음식입니다. 귀한 재료를 쓰는 요리가 아닙니다. 저렴하고, 빠르고, 피렌체 사람들이 서서 먹는 음식입니다.

집에서 내장을 구하고 손질하는 건 쉽지 않습니다. 그래서 여기서는 그 감각에 가까운 버전으로 풀었습니다. 부드럽게 삶은 고기, 기름진 육수를 머금은 빵, 살사 베르데(Salsa Verde)의 산미. 이 세 가지가 핵심입니다.

람프레도토 파니노

레시피 — 람프레도토 파니노

재료 (2인분 기준)

치아바타(Ciabatta) 2개

속 재료 소고기 홍두깨살 300g 양파 1/2개 당근 1/2개 셀러리 1대 월계수잎 2장 통후추 10알 소금 적당량

살사 베르데(Salsa Verde) 이탈리안 파슬리 한 줌 마늘 1쪽 케이퍼 1큰술 엔초비 2조각 올리브오일 4큰술 레몬즙 1큰술 소금 약간

만드는 법

1. 고기 삶기 냄비에 물을 넉넉히 붓고 양파, 당근, 셀러리, 월계수잎, 통후추, 소금을 넣습니다. 끓으면 고기를 넣고 약불에서 1시간 30분 삶습니다. 고기는 건지고 육수는 따로 둡니다.

2. 살사 베르데 만들기 파슬리, 마늘, 케이퍼, 엔초비를 잘게 다집니다. 올리브오일과 레몬즙을 넣고 섞습니다. 소금으로 간을 맞춥니다. 블렌더를 쓰면 빠르지만 칼로 다지면 식감이 남아 더 좋습니다.

3. 빵 준비하기 치아바타를 반으로 갈라 자른 면을 육수에 잠깐 담급니다. 푹 젖히지 않고 촉촉하게 배는 정도면 됩니다. 이 과정이 핵심입니다. 육수를 머금은 빵이 전체 맛을 잡아줍니다.

4. 완성 삶은 고기를 결대로 찢거나 얇게 썰어 빵 위에 올립니다. 살사 베르데를 넉넉하게 얹습니다. 바로 먹습니다.

만들어보고 나서

처음엔 살사 베르데를 너무 적게 넣었습니다. 기름진 고기에 산미가 충분히 받쳐줘야 균형이 잡히는데, 아끼면 밋밋해집니다. 넉넉하게 올리는 게 맞습니다.

빵에 육수를 입히는 건 한 번 실패했습니다. 너무 오래 담갔더니 빵이 흐물거렸습니다. 자른 면을 2-3초 정도만 담그는 걸 권합니다.

피렌체 골목에서 먹은 것과 똑같지는 않습니다. 재료도 다르고 그날의 공기도 없습니다. 그런데 살사 베르데 냄새가 올라오는 순간, 잠깐은 거기 있는 것 같았습니다.

여행은 끝났지만 맛은 남는다

피렌체를 다시 갈 수 있을지 모르겠습니다. 그 골목을 다시 찾을 수 있을지도 모릅니다. 그런데 그 맛은 이미 집 안으로 들어왔습니다. 완벽하지 않아도 괜찮습니다. 냄비 앞에 서는 순간, 그날 그 자리로 잠깐 돌아가는 것만으로 충분합니다. Travel Kitchen이 요리를 만드는 이유가 거기 있습니다. 여행이 끝난 자리에 남는 것, 그걸 조금 더 오래 붙잡아두는 것.